내 생일 기념 가족 외식으로 어디를 갈까 하다가 뷔페는 많이 가서 질리고 한우 오마카세는 어떨까 싶어서 여러 곳을 검색해봤다.
깐깐한 가족들 입맛에 맞추기 위해 내가 고려한 조건.
1. 프라이빗 룸
우리 가족은 일단 일반 좌석 보다는 프라이빗 룸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아기가 생기고 첫 외식인 이번 만큼은 필수 조건이었다. 혹시나 아기가 울면 다른 사람 눈치 덜 보고 편하게 대처할 수 있고 피해도 덜 주기 때문.
2. 유모차가 들어갈 수 있을 만한 공간
아기가 아직 유아 의자에 앉지 못하기 때문에 프라이빗 룸 안에서도 유모차가 들어갈 수 있는지 체크했다.
3. 한우 오마카세이긴 하지만 너무 고기 위주이거나 양식 스타일이 아닌 곳
한우 오마카세가 코스 자체가 양식 위주의 젊은 층이 좋아할 것 같은 메뉴로 구성된 곳도 많은데 가족 모임이다보니 어른들 입에도 맞을 수 있는 코스인지 확인했다.
4. 주차가 불편하지 않은지
아기 유모차도 있고 해서 주차가 타워주차 등으로 불편하진 않은지 확인했다.
여러가지 조건을 따졌을 때 고우가는 전석이 프라이빗 룸으로 되어있고 룸 내부에 유모차가 들어갈 정도에 공간도 있어보였다. 코스 또한
이전에 가봤던 한우 오마카세는 거의 모든 코스에 육류가 들어가서 조금은 느끼하고 부담스러웠는데 고우가는 생선요리가 코스에 몇가지 들어가 있었다.
우리가 주문한 코스는 고우가에서 가장 비싼 시그니처 코스
이 다음으로 비싼 코스와 차이점은 가리비 관자에 캐비어가 나온다는 것과 한우 크로와상이 나온다는 점, 메뉴가 하나 더 나오는 만큼 고기 양이 조금 적었다.
처음에 오늘 사용될 재료를 이렇게 화려하게 보여주면서 설명해준다.
트러플 스프
랍스터 타르트, 육회, 불고기(김 부각 안에 있는 듯)
파인다이닝 느낌이 났다.
도미, 성게알
이 디쉬도 플레이팅이 파인다이닝 느낌이 난다. 가족 내에서는 호불호가 갈렸던 메뉴였는데 난 맛있었다. 상큼하게 입맛을 돋운다.
가리비 관자
이것도 상큼하고 맛있었음. 소스인지 스프인지 모를 저 국물을 싹싹 긁어먹었다. 여기까지는 내가 한우 오마카세를 온건지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을 온건지 헷갈릴 정도.
한우 크로와상 (한 조각이 1인분. 한 접시에 2-3인분이 같이 나온다.)
버거가 나오는 한우 오마카세를 많이 봤는데 여긴 크로와상 샌드위치에 부위도 안심이라서 고기의 존재감이 크지 않다.
옥돔 구이
비늘까지 튀긴듯 익혀서 껍질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니 좋았다.
한우 떡갈비
플레이팅이 재밌다. 짚불인가? 아스파라거스 사이에 껴있는게 모렐버섯인데 아주 맛있었음.
들기름 한우국수
전복이 올라가있음. 여긴 해산물 비율이 정말 높은 듯.
한우 구이가 나오기 전에 다 된 도미 솥밥을 먼저 보여준다. 나중에 섞고 나눠서 서빙해줌.
한우 구이와 솥밥 반상이 거의 동시에 나온다.
한우 구이는 초벌이 되어있는데 개인 화로를 주고 더 익혀먹는 방식. 보통 한우 오마카세가 고기를 구워줘서 좋은데 여긴 각자 구워먹어야 한다. 고기 굽는 스킬도 맛에 영향이 큰데 그 리스크를 내가 안아야 한다. 게다가 개인 화로의 화력이 정말 제각각이었음. 요청하면 숯을 보충해준다고 했는데 우리는 화력이 좋은 화로에 그냥 같이 구워먹었다.
솥밥과 미역국은 맛있었다. 특히 미역국. 조리원에서 질리게 먹었는데도 맛있게 느껴질 정도였다.
유자 소르베, 크림치즈 아이스크림
총평
한우 오마카세라고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해산물 비율이 높았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좋았지만 일반적인 한우 오마카세처럼 다양한 한우 요리, 고기 요리를 먹고 싶다면 만족스럽지 못할 수 있다.
가장 아쉬웠던 점은 메인 코스인 한우 구이의 만족도가 낮았다는 점. 굽는 스킬의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한우라고 하면 기대할 수 있는 마블링, 육즙이 잘 느껴지지 않았다. 한우 퀄리티의 문제인지 굽는 스킬의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굽는 스킬의 문제라면 더더욱 개인 화로를 사용하는 방식은 단점으로 다가왔다. 개인 화로 때문에 룸에 연기가 자욱해지기도 했음. 기왕이면 고기가 완벽한 굽기로 다 구워져서 나왔으면 좋았을 것 같다.
그 외에 파인다이닝 코스를 먹는 듯한 코스의 다양성, 분위기 등은 아주 만족했다.
특히 가장 걱정했던 유모차를 탄 아기와 함께 했는데도 큰 불편함이 없었고 스태프 분들도 아기를 예뻐해주셔서 편하게 식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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